위정현 게임학회장이 오늘 인터뷰에서 눈물을 글썽였다. ‘자신과 가족에 대한 협박’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감정이 격해진 탓이다. 게임학회 문제제기의 정당성 여부를 떠나서 지금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돌아 보아야 할 지점에 다다른 것이다.

김남국 코인게이트가 소환한 위믹스와 P2E 코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과 진상조사단이 김남국 의원의 코인 거래, 위믹스와 클레이페이간 교환(스왑)거래를 ‘현금화를 위한 자금세탁(Money Laundering)’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남국 의원이 구매한 ‘위믹스’(WEMIX), 마브렉스(MBX) 등 P2E(Play to Earn) 코인의 거래규모와 시점, 거래방법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선 전후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 진 P2E게임 합법화 로비와 에어드랍 등 특혜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위믹스 발행사 위메이드를 방문, 장현국 대표이사를 면담했다. 마브렉스 발행사 대표와 넷마블 담당자를 만나 빗썸 상장정보 사전 유출에 대해 내부 감찰을 요구했다.

사실 위믹스는 논쟁이 많았던 코인이다. 본인도 2021년 11월부터 지난 2월 16일 재상장 문제점까지 기고했다. 위믹스를 홀더 몰래 거래소에서 유동화하여 확보한 자금으로 게임사를 인수하거나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했다. 종래는 닥사(DAXA) 회원 거래소들이 작년 12월 거래지원을 종료(상장폐지)하였다.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이용하여 위메이드 주가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실제로 위믹스 가격과 위메이드 주가는 동조화되었다.

시장에서는 위메이드의 숨은 의도가 위믹스 유동화를 통한 운영자금 확보와 주가 부양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실제 장현국 대표는 인터뷰, 유투브 방송 등에서 위믹스 유동화를 통한 자금확보가 위메이드 유상증자를 통한 방법보다 유리 하다는 주장도 했다.

위메이드는 현재까지 위믹스로 P2E 코인의 생태계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데 실패했다. 미르M이나 미르4 게임을 즐기는 게임유저가 위믹스(WEMIX)를 게임내에서 취득하여 이를 거래한 사람의 비율이 얼마나 될까. 근래 리니지라이크으로 평가되는 나이트크로우(Night Crows)가 위믹스 때문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미르M이 위믹스 생태계를 이용했음에도 실패한 경험과 위믹스 없는 나이트크로우 성공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과연 위믹스(WEMIX)를 P2E 게임코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최고의 P2E 게임은 리니지다

사실 우리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코인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이미 최고의 P2E 게임을 가지고 있다. 바로 리니지다. 게임 아이템이나 게임머니인 아데나로 게임을 즐기고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게임유저가 수두룩하다. 아이템베이와 아이템메니아는 아이템 거래 시장을 만들었다. 리니지 게임에서 특정 아이템이 수 억에 팔렸다는 소리도 심심치 않게 회자되었다. 사법연수원 시절인 1998년 경에 ‘게임 아이템의 법적 성격, 리니지 아이템 거래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하였다. 아이템의 법적 성격을 일종의 ‘사용권’이라고 규정하고, 아이템 양도는 게임회사가 약관 등으로 허용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엔씨소프트는 아이템 거래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아이템 거래는 리니지 성공의 한 요소가 되었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리니지는 게임의 한 장르가 되었다. 요즘 아키에이지 워, 오딘: 발할라 라이징, 나이트크로우를 비롯하여 무한경쟁과 P2W(Pay to Win)라는 리니지 공식이 안정된 수익을 보장하는 게임 장르(리니지라이크)가 되었다. 일부 게임유저들의 부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리니지는 P2W로 P2E에 이르는 길을 개척한 게임이다.

위믹스(WEMIX)나 마브렉스(MBX)(넷마블은 마브렉스 개발사를 인수하였다) 같은 P2E코인은 어떤 시장이 필요할까?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가 그 결과로 얻은 위믹스를 빗썸이나 업비트에 판매해서 돈을 버는 생태계를 만들려고 하는 것일까. 빗썸이나 업비트에서 위믹스를 구매한 사람들은 게임유저일까. 아니면 과천 경마장에서 경주 결과에 베팅하듯이 코인홀더들에게 베팅의 기회를 주는 것이 목적일까. 게임의 궁극적인 유저는 누구이고 위믹스 거래자는 누구일 것을 상정하고 있는 것일까. 

리니지 유저가 리니지 아이템 구매자 였던 길을 위메이드는 답습할 수 있을까. 물론 아이템의 판매자와 게임유저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2002년경부터 중국 아이템 공장의 거대한(?) 규모에 대해 놀랐던 기억, 아이템매니아에서 자체 공장을 두고 있다는 소문까지 무성했다. 그럼에도 아이템 거래에서 투기적 수요가 문제되지 않는 것은 게임유저가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은 게임내에서 이기려는 목적이지(P2W) 게임을 통해서 부자가 되려는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부자가 되는 것이 가능하지도 않다. 리니지는 게임이지 도박은 아니기 때문이다.

위메이드 등 P2E 업체의 합법적인 로비까지 비난할 일은 아니다

어떤 산업이든지 정부 정책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들려는 합법적인 로비는 있다. 특정업체나 특정 단체가 국회나 정부에게 정책 설명을 하는 것은 일상적인 활동이다. 위메이드나 P2E 게임 업체들의 P2E 코인 합법화를 위한 정상적인 노력까지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과도하다. 물론 P2E업체들이 정책 설명 등 정상적인 노력이 아니라 에어드랍을 이용하여 위믹스를 무상으로 대량 제공하였거나, 마브렉스 상장정보 제공 등 부정한 방법을 동원하였다면 이는 백번 비난 받아 마땅하고 검찰에 의해 그 실체적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규명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위믹스 등 로비에 대해 게임학회가 제기한 문제는 두가지 점에서 그 취지를 명료하게 할 필요가 있다. 먼저, 위믹스 등P2E 게임 업체들의 로비가 부정한 방법을 동원하였다는 것인지 아니면 정책 로비 자체가 부정하다는 것인지를 밝히고, 정책 로비 자체가 불법이라고 주장한다면 그 근거와 취지를 명백하게 할 일이다. 다음으로, 게임학회 위정현 회장의 과거 발언을 비추어 보면 P2E게임에 대해 딱히 부정적인 견해를 가졌다고 하기가 애매한 점도 있는데, 현재 P2E 게임과 정책 로비 자체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게 된 계기를 설득력있게 밝힐 필요가 있다. P2E 게임에 대한 생각이 변하게 된 데는 어떤 이유가 있는지를 설명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현재 P2E를 중요한 모멘텀으로 생각하고 있는 게임 업체들은 행여나 P2E코인이나 이를 활용한 게임이 게임성과는 무관하게 ‘대박(?)’을 줄 것을 기대하거나 위믹스 같이 코인 유동화를 통하여 자금을 확보하고 주식가격도 띄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건 신기루다. 한번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지속가능하지 않다. 시장은 위메이드와 위믹스 경험만으로 충분히 학습했다. 더구나 위믹스 같은 P2E 코인은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 증권’으로 규정될 수 있으므로 민형사상 책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차라리 미르IP 게임이 성공하지 못하자 리니지라이크 게임으로 평가되는 ‘나이트크로우(Night Crows)’를 개발하여 나름대로 성공한 위메이드의 또 다른 선택이 더 나은 전략이다.

P2E 코인이 게임의 미래는 아니다

위메이드 등 P2E코인 발행 업체들은 마치 P2E 코인이 게임산업의 미래인 것처럼 주장한다. 마케팅이나 전략적인 견지에서 하는 주장이라면 받아 들이지 못할 것은 없지만 ‘이것이 P2E 코인만의 게임이다’라고 할 만한 게임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마치 어마어마한 것을 이룬 것인 양 선전하는 것은 시장을 우롱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MMORPG나 모바일게임의 글로벌 위상을 볼 때 민망한 일이다. 먼저 P2E코인으로 인하여 성공한 게임의 모델을 보여라. 그리고 코인생태계에서도 게임코인의 위상을 각인시켜라. 그렇지 않으면 위메이드나 P2E코인을 발행한 게임업체들은 다음 비난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먼저, 게임으로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도박으로 돈을 벌려는 의도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도박게임으로 돈을 벌고 싶다면 카지노게임을 개발하고 카지노 코인을 발행해라. 초등생부터 즐기는 게임시장에 도박게임을 P2E라는 이름으로 합법화할 수는 없다.

다음으로, 게임유저가 게임을 통해서 코인을 획득하고 이를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일부는 거래소에서 환금할 수도 있을 것이다. 위믹스나 마브렉스 같은 P2E코인을 게임 내에서 게임유저가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같이 거래소에만 존재하는 코인이면 P2E코인을 이용한 게임이 도박을 위한 것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으며 이를 합법화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게임의 미래는 오직 계임에 있다. P2E도 P2E코인도 게임인 경우에만 의미가 있다. 게임에 게임의 미래가 있는 것이지 P2E 코인에 게임의 미래가 있는 것은 아니다. 김남국 코인게이트가 ‘P2E 코인’ 게이트일 수는 있어도 ‘P2E 게임’ 게이트거나 ‘게임 게이트’가 될 수 없는 이유다. 위메이드거나 게임학회든 누구라도 게임을 정쟁의 장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 

글쓴이 : 배재광 블록체인거버넌스위원회 의장(인스타페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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